다시 이곳에서: 마운트 아날로그
글, 사진: 장보윤
편집: 구정연, 이한범
국문감수: 이두희, 이남숙
디자인: workroom
크기: 128x183mm
페이지: 127페이지
인쇄, 제책: 인타임
발행일: 2016년 11월 30일
ISBN: 978-89-94027-63-0
가격: 14,000원
구입처: 더 북 소사이어티, 알라딘, 교보문고
이 책은 서울시,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아 발간되었습니다.
책 소개
장보윤 작가는 르네 도말René Daumal의 미완 소설(1952)를 모티브로 '실재하지만 다다를 수 없는 산'에 오르려 시도하는 소설 속 주인공들의 여정을 자신의 작업에 비유하고 사진 이미지들과 영상 작업을 통해 선보인다. 작가는 를 통하여 우리에게 문화유산들과 관광지로서 이미 친숙한 경주를 유추의 장소로 낯설게 설정하고 있다.
이 작업의 배경에는 작가가 2008년 우연히 발견한 필름들이 있었다. 타인의 사적인 기록 속에서 작가가 발견한 경주의 모습은 신혼부부에게는 신혼여행의 장소이자 중고등학생들에게는 수학여행지의 배경이었다. 사진 이미지들 속에서 경주는 많은 이들의 개인적인 추억들이 만들어지고 시간과 함께 소멸되는 삶의 현실과 환영이 중첩된 장소처럼 여겨졌다. 작가는 이 사진들을 계기로 경주를 여행하며 경주라는 도시의 과거와 함께 세대를 거치며 변화를 겪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직면하였다.
에서 장보윤 작가는 타인의 사진들로부터 비롯된 이미지들에 스스로를 개입시키며 에세이와 사진으로 작업을 풀어 나간다. 또한 경주에서 만났던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을 허구와 실재가 뒤섞인 모큐멘터리 인터뷰 작업을 이란 스크립트로 만들어 영상작업을 선보인다. 인터뷰에 등장하는 이들은 그들 각자의 서사 속에서 경주의 남산에 대해 저마다의 의미를 말한다. 장보윤 작가는 이를 통해 경주의 남산에 대해 도말의 소설 속 ‘신화 속의 산’과 같이 삶과 예술에 대한 비유적인 의미를 새롭게 부여한다.
목차
경기도 신갈 55
만남의 장 73
시간은 흐른다 115
픽션 없는 사진들을 위한 모험, 그리고 흔적에 대한 책임 121
책 속에서
2008년 경기도 신갈
며칠째 나는 계속해서 이곳을 배회하고 있었다. 2008년11월 말 경기도 신갈 부근의 약 23만 8000m2에 이르는 지역은 재개발을 앞두고 비워진 집들이 비탈길을 따라 들어서 있었다. 동네의 가장 남쪽을 가로지르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북쪽으로는 사람들이 더 이상 살지 않은 빈집들이 보였다. 이따금 아직 이곳을 떠나지 못한 몇몇 이와 마주쳤지만, 그들은 카메라를 메고 이 동네를 서성이는 나를 아랑곳하지 않는 듯 보였다.
처음 필름을 발견한 곳은 동네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공터 옆, 텃밭을 끼고 있는 초록색 대문이 달린 집이었다. 대문 한쪽은 뜯긴 채 길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고 대문을 지나 마당에 들어서자 회색빛의 단독주택이 눈에 들어왔다. 난 이곳에서 꽤 시간을 보내며 집 안팎의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잠시 현관 계단에서 숨을 고른 뒤, 현관 왼쪽에 있는 작은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자소개
장보윤
장보윤
(b. 1981) 은 서울여자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시각디자인을 부전공한 이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원 서양화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마운트 아날로그》 (아카이브 봄, 2016) , 《밤에 익숙해지며》 (두산갤러리 뉴욕, 2014) , 《밤에 익숙해지며》 (갤러리 팩토리, 2011) , 《기억의 서: K의 슬라이드》 (브레인 팩토리, 2009) 등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그 외 다수의 그룹 전에 참여했다.
유운성
영화 평론가. 영상 비평 전문지 의 공동 발행인. 의 편집위원.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문지문화원 사이 기획부장으로 재직했다. 현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이론과 겸임교수로 실험영화사와 뉴미디어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