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Spell Hotel
발행 미디어버스
그림 박선영
기획・글 이솜이 @fluffysomy
디자인 신신 @new_of_newnew @shin_of_shinshin
점역사 도윤희
점자 모니터링 실로암자립생활센터
ISBN 979-11-90434-29-4
점자・그림책 『black spell hotel』
미술에서 ‘시각’은 작품에 접근할 수 있는 필수적인 것으로, 다른 감각보다 높은 위상을 지닌 것으로 여겨왔습니다.
『black spell hotel』 은 눈으로만 읽지 않는 그림에 대한 책입니다. 투명하거나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인쇄되어온 점자를 여기선 검정색으로 인쇄하고, 검정 조약돌이라 부릅니다.
이곳에서는 점자가 드로잉을, 반대로 드로잉이 점자를 앞서거나 뒤에 서지 않고 서로 한 공간(지면)을 공유하며 팽팽한 관계를 이어갑니다.
독자는 검정조약돌 위에 손끝을 접촉시킴으로써 68점의 드로잉들이 세운 호텔로 입장합니다.
벽면 틈새를 머리카락처럼 통과하거나 시간의 흐름을 늦추는 은가루를 룸서비스로 즐기고, 사방으로 증식하는 계단을 걸으며 복도에 몸을 흘려보세요.
그 안으로 독자의 신체가 스며들 때쯤, 반대로 호텔에서의 사건들이 우리의 피부 위로 얇고 고르게 흡수되는 현상을 보게 될 겁니다.
저자 설명
박선영은 시각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다. 소유에 대한 욕망과 이미지의 관계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미지에 대한 순간적인 호기심을 넘어, 그 자체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을 탐구한다. 여행지 사진, 잘 차려진 음식, 장식품 등 SNS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미지들을 수집하고, 하나의 장면 또는 서사로 연결되는 것처럼 드로잉으로 연출한다. 최근에는 금방이라도 부러질 듯 날카롭게 깎인 연필로 정교하고 견고한 것들을 그리고 있다.
이솜이는 전시의 조건들을 설정하고 그곳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지켜본다. 소장품이 갖는 시제, 퍼포먼스를 둘러싼 조건, 시각 언어로 여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일, 다양한 몸이 접근할 수 있는 미술에 마음을 둔다. 작품 수집을 둘러싼 연구와 실천을 모색하는 가상의 수집기관, ‘Practice of Collection’을 공동 운영하고 있으며, 《PCS 2021》(performplace.org), 《HOLE》(윈드밀, 2021), 《piercer》(SeMA창고, 2021), 《Perform 2019: Linkin-out》(국립아시아문화전당·일민미술관, 2019), 점자 드로잉북 『black spell hotel』(2022)을 기획하고 《그레이박스: 수집에서 전시까지》(부산현대미술관, 2022)에 참여했다.
신신은 디자인 듀오 신해옥과 신동혁이 함께 작업할 때 사용하는 이름이다. 신해옥이 책을 구조로 삼아 텍스트, 이미지, 페이지를 서로 교차시키며 직조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그 안에서 발견되는 관계성에 주목한다면, 신동혁은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나 양식, 관습, 전통, 이론 따위를 재료 삼아서 ‘지금, 여기’라는 맥락에 걸맞는 결과물로 갱신해 내는 방식을 고안하는데 관심이 많다. 신신이 디자인한 『푀유』는 독일 ‘2021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국제 공모전에서 골든 레터(황금 활자상)에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