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이미지 전시하기: 다시 본 역사 Exhibiting the moving image: History Revisited




프랑수아 보비에, 아디나 메이 (엮음)
김웅용 옮김
워크룸 디자인
2019년 10월 31일 

ISBN 979-11-966934-3-5
ISBN 979-11-966934-2-8 (세트)
130x185mm / 264페이지
값 18,000원


책 소개

무빙 이미지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기획

미디어버스는 영화 연구자이자 전시기획자인 프랑수아 보비에와 아디나 메이가 영화학자, 미디어학자 그리고 미술 이론가들의 글을 선별하여 엮은 책 『무빙 이미지 전시하기: 다시 본 역사(Exhibiting the Moving Image: History Revisited)』를 출간한다. 이 책에 수록된 여덟 편의 글은 영화사와 미술사에서 배제되었던 “사건들로 전시”를 통해 움직이는 이미지의 확장된 세계를 탐구한다.

우리는 움직이는 이미지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모니터와 프로젝션을 통해 드러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언제부터 이러한 이미지들이 공공장소와 내밀한 개인적 공간에서 폭발하듯 쏟아진 것일까? 이런 궁금증은 움직이는 이미지의 역사를 영화나 미술이 형성한 분할된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바라볼 때만 적절히 답할 수 있다.

이 책을 편집한 프랑수와 보비에와 아디나 메이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 ‘전시’와 ‘무빙 이미지’라는 개념을 나란히 놓고, 그 기저에서 행한 관습과 담론을 비교하며, 거기에서 발견된 새로움을 살펴보기 위해 구성된 것이다. 한편으론 전시와 큐레이팅의 전반적 확장과 아트 스페이스에서 무빙 이미지가 급격히 증가한 지점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한편으론 변화된 예술 세계를 이해하는 방법들을 뒷받침하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최근 몇 십 년 사이에 등장한 예술의 동시대성에 관한 특징을 정리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제도적 차원의 전시뿐만 아니라 게임이나 아방가르드 극장, 비디오 전시처럼 확장예술의 퍼포먼스가 이루어지는 장소와 비제도적 공간까지 그 대상에 넣고 있다. 또한 정해진 시간에 따라 상영하는 영화관이나 연속적인 전시와 다르게 일시적으로 상영되는 영화제도 연구 대상에 포함시킨다. 즉 이 책은 유통과 순환으로 구조화된 예술은 물론이고 영화의 제도적 관행이 사라진 곳에 남겨진 공공 장소까지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왜 무빙 이미지인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내내 전개되어 온 영화나 미술의 비규범적 사건들이 왜 최근에 무빙 이미지라는 개념으로 수면 위에 떠오르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들은 영화와 미술에 대한 역사적인 순간에 대한 특별한 질문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이것에 대한 대답은 하나의 계기가 아니라 무빙 이미지가 서로 다른 용어와 개념으로 불렸던 과거의 여러 사건들을 연결하여 바라볼 때 가능하다고 제안한다.

이미지가 움직인다는 것에 대한 생각은 단순히 움직임이 나타난 화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움직이는 어떤 사물을 기록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그렇게 볼 때 움직이는 거대한 그림을 설치하고 그것을 배에 올라타서 가상으로 경험하도록 만든 마레오라마와 같이 필름 영화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다양한 갈래의 움직이는 이미지가 드러났던 사건들을 발견할 수 있다.


무빙 이미지에 대한 확장

이 책은 무빙 이미지를 바라보는 시야를 확장한다. 영화나 비디오로 규정되는 영상 문화가 정해진 길을 따라 발전되어야 한다던가 혹은 결정된 미래로 나아갈 것이 아니라, 자신의 흔적을 돌아보며 더 넓은 시간 안에서 사유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과거를 통해 현재가 규정되는 일방적이고 교훈적 역사관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과거와의 상호 반응을 통해 과거와 연결된 지점뿐만 아니라 단절된 지점까지 함께 파악해야 한다. 여기 수록된 글들은 그러한 과거를 가리키면서 오늘 날 존재하는 무빙 이미지의 모습을 투영한다.


목차

프랑수아 보비에, 아디나 메이 - 서문
줄리 라이스 - 기계 시대 말기에서 본 무빙 이미지
막사 졸러 - 회고를 통한 전망: «프로스펙트 71: 프로젝션»
줄리아나 브루노 - 움직이는 파노라마: 예스퍼 유스트의 디지털 확대경
케이트 몬들로흐 - 매체는 눈알 마사지다
에리카 발솜 - 영화적 전환 이전의 상황: 1970년대 비디오 프로젝션
그렉 드 퀴르 - “GEFF(장르실험영화제)”에 관하여
프랑수아 보비에 - 공공 장소의 영화: 대영제국 판매국의 포스터 영화
매브 코놀리 - 트레일러 시간: 영화적 기대감 그리고 현대미술
역자 후기


편집자 소개

프랑수아 보비에François Bovier
스위스 로잔 예술디자인대학교 연구소장이며 로잔대학교 영화이론과 부교수이자 실험영화, 전쟁영화, 예술가 영화에 관한 다수의 글을 썼고, 무빙 이미지 분야에서 독립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영화저널 『데카드라주』(로잔, 2003)의 공동 창간 편집자이다. 저서로는 『풀: 영화관에서 ‘상영된’ 아방가르드 문학』(라주돔, 2009)가 있다. 『1974년 스위스 불어권에서의 초기 비디오 아트와 실험영화 네트워크: ‘소수 역사’의 사례』(로잔 예술디자인대학교/프레스뒤레알, 2017)를 편집했으며, 르네 베르제의 『비디오 아트』(JRP, 2014)와 『확장된 영역에서의 영화』(JRP, 2015)를 아디나 메이와 공동 편집했고, 마크 루이스의 『불/가능한 영화』(메티스 출판부, 2016)를 하미드 타이엡과 공동 편집했다.

아디나 메이Adeena Mey
스위스 로잔 예술디자인대학교에서 박사 후 과정과 강의를 하고 있고, 독립 전시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2013-15년 런던 센트럴 세인트마틴에서 방문 연구원으로 있었고 프랑스와 보비에와 공동으로 르네 베르제의 『비디오 아트』(JRP, 2014)와 『확장된 영역에서 영화』(JRP, 2015)를 편집했다. 현재 『사이버네틱스 전시: 매체로서의 실험영화와 전시』를 출간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옮긴이 소개

김웅용
결핍에 관한 기록과 내러티브를 무빙 이미지로 재구성 하여 작업하고 있다. 영상 매체의 변형에서 파생된 현상과 역사성에 관심을 두고 영화미디어를 공부한다. 문래예술공장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리얼타임 비디오 퍼포먼스 ‹오호츠크해 고기압›, ‹피부 밑에 숨은 이름들›을 선보였고, 백남준아트센터, 서울시립미술관 등 국내외에서 개최된 전시에 참여했다.


책 속에서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 무빙 이미지 전시의 진정한 다양성에 관한 고찰을 담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총망라한 것은 아니지만 수록된 글들은 “화이트 큐브”가 점유한 공간을 문제의 대상에 넣었고, 움직임을 나타내거나 투사된 이미지에 대한 다양한 방식까지 포함한다. 이는 게임이나 아방가르드 극장 등 비디오 전시처럼 확장예술의 퍼포먼스가 이루어지는 장소뿐 아니라 비제도적 공간을 포함한다. 우리는 또 정해진 스케줄을 따르는 기존의 영화관이나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전시와 달리 기한을 두고 열리는 영화제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결국 유통과 순환으로 구조화된 예술과 영화의 제도적 방식을 제거한 곳에 남겨진 공공 장소가 그 대상이다.” (20쪽)

“«기계»는 당시로서는 모마에서 두 번째로 열린 ‘기계’ 주제의 전시였다. 그 첫 번째인 «기계예술»은 1934년에 개최되었다. 공구와 가사 도구를 비롯해 미국의 공장에서 제조된 기계 부품 같은 물건들이 일반적인 조각 작품을 전시하는 방식으로 전시실에 설치되었다. 필립 존슨이 기획한 이 전시에서 강조한 부분은 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기계로 제작된 제품의 아름다움과 그 상품 가치였다. 일부 모순되는 점에도 불구하고 전시 기획의 전제는 기계적으로 생산된 사물을 기념하는 것이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기계»는 기계에 의해 생산된 사물이라기보다 기계를 대하는 태도의 역사적 검증이었고, 개방적 태도로 그 양가성을 받아들인 전시였다.” (33쪽)

“영화가 이미지에 가까이 다가가 그것을 움직이게 만들기 이전에, 정원은 사람을 그림뿐만 아니라 그 그림을 통해 물리적으로 움직이게 해 주었고, 그것은 내부의 지평을 열어 주었다. 그것이 우리를 쇼몽공원을 드나들게 만들었고, 동시에 스크린과 공간의 디스플레이는 근대성의 이 특별한 움직임을 재연하여 우리를 바로 그 풍경 속에 있게 한다. ‹이 이름 없는 스펙터클›에 있는 파리 지역 공원을 이동하면서 작가는 실재하는 계보의 방향을 서술한다. 바로 풍경 디자인에서 영화적 공간으로의 이동을 감각적으로 동원하는 방식이다. 정원 공간은 영화적 공간과 달리 불연속성의 미학을 지니며, 이는 다중적 시점과 비대칭적 관점을 동원한 편집을 통해 드러난다. 예스퍼 유스트는 외부와 내부 풍경을 연결하는 비대칭적 움직임을 작품 속에서 강화하며 이 특별한 “현장”과 함께 작업한다. 감각 기관의 즐거움을 위한 기억의 극장, 풍경은 이곳에서 촉각적 공간으로 다시 활성화되고 이동하는 영화가 된다.” (73쪽)

“아방가르드 영화제의 역사는 방해와 공백 그리고 중단으로 가득 찬 분열된 사건이다. 이 조각난 역사는 1929년 여름 영화에 사운드가 도입된 시기와 함께 시작되었으며, 거기엔 말테 하게너가 “아방가르드 발전의 정점”이라고 본 두 가지 사건이 있다. 첫 번째는 독일공작연맹이 조직하고 아방가르드 작가 한스 리히터 가 기획하여 슈투트가르트에서 개최한 «영화와 사진Film und Foto»이다. 이 전시는 처음으로 영화 예술과 문화에 초점을 맞춰 등장했고, 따라서 영화의 표현 방식을 진지하게 다룬 첫 번째 전시였다. 두 번째 사건은 같은 해 9월 스위스 라사라즈에서 개최된 국제독립영화회의였다. 이 아방가르드 회의는 대안 영화 운동의 주인공들을 한자리에 모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곳에서 영화가 상영되었고, 강연과 토론이 진행되었으며, 심지어 현장에서 영화를 공동 제작하기도 했다.” (15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