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정보 시대의 책 - 부록 1
The Electric Information Age Book Supplement 1




편집 제프리 T. 슈나프
인터뷰어 스티븐 헬러, J. 애보트 밀러
인터뷰이 쿠엔틴 피오레

번역 임경용
디자인 신신
한국어판 발행 미디어버스
제작 인타임
언어 한국어, 영어
페이지수 88
사이즈 148.5*210mm
가격 14,000원

목차

도입부 - 제프리 슈나프
1988년 인터뷰 - 스티븐 헬러와 쿠엔틴 피오레 (편집자: 제프리 T. 슈나프)
1992년 인터뷰 - J. 애보트 밀러와 쿠엔틴 피오레 (편집자: 제프리 T. 슈나프)
미래의 책 - 쿠엔틴 피오레

책 소개

<전자 시대의 책>의 발행을 기념하여 인벤토리 프레스에서 발행한 진으로 쿠엔틴 피오레의 인터뷰 2개와 그의 <책의 미래> 콜라주 작업을 수록하고 있다. 제프리 슈나프가 전체적으로 편집했으며, 스티븐 헬러와 애보트 밀러가 인터뷰어로 참여했다.

도입부

쿠엔틴 피오레는 말보다는 글쓰기에 능한 사람이었다. “저는 대중 앞에서 말을 잘하지 못합니다.” 그는 다음 두 개의 미공개 인터뷰 중 첫 번째 인터뷰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저는 망설이고 우물쭈물하는 경향이 있어요.”

피오레는 레스터 비얼과 같은 디자이너들과 함께 일하면서 독학으로 실력을 쌓은 레터링과 타이포그래피 분야에서는 그렇게 망설이지 않았다. 글자와 활자에서 책 디자인으로 전환했을 때 그의 관심 범위는 디자인에 대한 그의 접근 방식만큼이나 광범위하고 절충적이었다. 미시간 대학 출판사에서 사포의 『시와 파편』 (1965)의 삽화를 그렸고 안젤리카 발라바노프의 『레닌의 인상』 (1964)과 『트로츠키: 새로운 길』 (1965)의 표지를 디자인했으며, 앙드레 브레통의 『초현실주의 선언문』 영문판과 같이 팝 초현실주의 계열의 책 여러 권을 만들었다. 그의 출판 활동의 전체 궤도에 발을 들여놓으면 그 범위는 더욱 넓어진다. 그는 1962년부터 1967년까지 포드 재단의 단순하면서 엄격한 책들을 디자인했으며, 기요르기 케페스György Kepes의 시각적으로 긴장감 있는 『비전+가치Vision + Value』 총서 (1965–1966)와 호튼 미플린에서 출간된 제임스 모펫의 『인터랙션: 학생 중심의 언어 예술 및 독서 프로그램Interaction: A Student-Centered Language Arts and Reading Program』 (1973–1974)의 틀을 잡았다. 그는 조지 H. 포사이드와 커트 바이츠만의 호화로운 대작인 『시나이 산 성 카트리나 비잔틴 수도원』 (1973)을 고전적 절제미로 작업했다. 1980년대에는 프랑클린 라이브러리를 위해  호머부터 에즈라 파운드까지 다양한 한정판 도서의 삽화와 디자인을 했다.또한 해리 버토이아, 제임스 디키, 조지 V. 히긴스 등과 함께 다양한 성격의 일회성 협업도 진행한 바 있다.

피오레 디자인 포트폴리오의 폭과 이질성은 글쓰기의 역사에 대한 관심에서 나온 것으로, 그 흔적은 1958년 타마린드 리소그래피 워크숍에서 출판한 수작업으로 종이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교육적 에세이에 유일하게 남아 있다. 특히 마샬 맥루한, 제롬 아젤과의 협업이 성공한 이후에는 여기저기 공개적인 성명서가 쏟아져 나왔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새로운 방식으로 지각 감각을 자극하는 타원형의 암호 같은 스타일로 쓴” 콜라주 에세이인 『책의 미래』이다.3 그러나 피오레의 과묵함은 실용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그는 다양성과 모순을 소중히 여겼고 이론화를 꺼려했다. 프로젝트는 아무리 능숙하고 사려 깊게 수행하더라도 ‘계정account’에 불과했다. 피오레는 너무나 겸손하게 자기 자신을 그저 “일을 하고 잘 해내는” 사람으로 묘사했다.

다음 두 개의 인터뷰는 『미디어는 마사지다The Medium is the Massage』,『지구촌의 전쟁과 평화War and Peace in the Global Village』, 『나는 동사인 것 같다I Seem to be a Verb』, 『해라!Do it!』 같은 작품에 영향을 받은 디자이너 세대가 최근 디자인 역사에 대한 독특한 서사를 만들기 시작한 시점에 진행된 것이다. 첫 번째 인터뷰는 1988년 저명한 디자이너이자 왕성한 디자인 저술가인 스티븐 헬러가 자신의 영향력 있는 저서 『디자인 리터러시: 그래픽 디자인을 이해하기』 (1997)를 위한 자료를 수집하던 시기에 진행되었다. 헬러는 아젤과 이웃으로 지내면서 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 그는 『락Rock』 매거진의 아트 디렉터로 재직하던 시절에 피오레의 책을 처음 접했고, 『해라!』의 플립북 장치에 큰 영감을 받아 그로브 프레스에서 발간된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디자인에 이 장치를 빌려왔다.4 헬러는 직접 인터뷰 진행과 녹음과 녹취까지 했다. 나는 인터뷰에서 망설이거나 주저하는 부분을 다듬고 대화를 주제별로 구성하면서 약간의 수정과 설명, 메모를 덧붙였다.

두 번째 인터뷰는 수상 경력이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작가인 애보트 밀러가 진행했는데, 그는 엘렌 럽튼과 함께 디자인/라이팅/리서치라는 다학제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1999년 펜타그램 뉴욕 지사의 수석 파트너가 되었다. 1992년 11월 말, 밀러는 『리뷰 아이Review Eye』의 의뢰를 받아 헬러가 객원 편집한 미국 디자인 특집호에 피오레에 관한 기사를 기고했다. 인터뷰는 1992년 12월 중순에 이루어졌으며 편지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이후 전화 통화를 통해 보완했다. 이 인터뷰의 경우에 나는, 편집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거친 부분을 다듬고 몇 가지 세부적인 메모를 추가하는 것 외에는 크게 손을 대지 않았다.

이 인터뷰와 함께 1968년에 출간된 『책의 미래』의 원본을 재인쇄하여 함께 실었다. 1968년 12월에 교육 관련 리뷰인 『미디어와 방법』에 게재된 후 책으로 재구성된 이 에세이는 로건 피어솔 스미스와 매튜 아놀드부터 조지 스타이너와 윌리엄 버로스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인용문, 신문 스크랩과 광고, 정보 과부하의 인지적 영향에 대한 피오레의 개인적인 생각들을 수록하고 있다. 이 에세이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사이버네틱 시대에는 출판사가 더욱 빨라진 정보 덱으로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내일이 바로 지금이고 시간이 나노초 (밀리초 또는 10억 분의 1초) 단위로 계산되는 컴퓨터 세상에 살고 있다. 정보는 즉시 전달되어야 하고 컴퓨터에서 출력되는 정보는 수십억 비트의 정보를 포함해야 하며, 이 모든 정보는 출력이 되는 1나노초의 시간 안에 폭발해야 한다.”

이 주제는 우리에게 익숙한 매클루어니즘과의 연결된다. 하지만 피오레는 이 주제를 벨 연구소 같은 연구 기관과 출판사를 오가며 직접 경험한 내용과 접목시킨다.

“이러한 세상은 책 출판과 같은 가장 평범한 일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이제 출판사는 제록스나 RCA와 같은 거대 전자 기업에 인수되고 있다. 책을 출판하던 출판사는 이제 정보를 출판하지만 그것은 즉각적인 정보가 될 것이다. 여기서는 매스 미디어와 텔레비전이 중심이 된다. 그 말은 지금까지 쓰여진 책과 앞으로 쓰일 모든 책들이 즉각적으로 공공적인 정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7

이렇게 바뀐 일상적인 것들의 세계는 물론 주요 전자 기업의 이름이 바뀌긴 했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이다.

피오레의 에세이와 함께, 여기 두 개의 인터뷰는 디자이너로서의 작업 외에 피오레의 가장 완전한 초상을 그려낸다. 두 인터뷰 모두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 책들을 중심에 놓고 있지만, 그것들을 피오레의 시대와 경력이라는 더 넓은 맥락 속에 위치시키고 있다. (제프리 T. 슈나프)